‘여성’과 ‘파스’는 왠지 좀 잘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 섬섬옥수, 갸름한 몸매를 가진 여성의 이미지와 근육통, 관절염을 낫게 하는 소염진통제의 하나인 ‘파스’는 멋드러진 조화를 이뤄내지 못한다. 섹시한 미니스커트, 매끈한 다리에 덕지 덕지 붙여져 있는 파스? 아마도 여성 스스로가 파스를 붙이느니 차라리 바지를 입고 다니지 않을까.
게다가 파스를 몸에 붙이고 있으면 파스냄새와 화장품 냄새가 섞여 역한 냄새가 날 것이다. 이래저래 파스는 거친 일을 하는 남성들, 특히 근육을 많이 쓰는 육체 노동자나 운동선수, 혹은 나이 드신 노인들과 어울리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제품의 컨셉이 달라지면 제품 포지셔닝이 달라지고, 또한 포지셔닝이 달라지면 타깃과 그 타깃에 어필하는 이미지도 역전될 수 있다.
1963년에 창업한 일본의 타이호 약품(www.taiho.co.jp)은 특히 ‘몸에 바르는 파스’라는 새로운 기능과 포지셔닝으로 일본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그간 <제노루>라는 제품으로 어필해왔던 타이호가 야심차게 준비한 상품이 있으니 바로 ‘여성전용 바르는 파스’가 그것이다.
<제노루 에구사무 FX (ゼノル エグサム FX)>로 이름 붙여진 이 제품은 일단 ‘약초의 향기’가 난다는 것이 가장 특징이다. 기존의 강렬한 파스향을 최대한 억제하고 여성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파스 자체는 끈적거림 없이 보송보송한 느낌이 나게 만들었고, 색깔 역시 투명하게 만들었다. 파스를 바른 직후에 바로 옷을 입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 뛰어난 흡수력을 예상할 수 있다.
또한 파스 자체의 외형 자체를 립스팁과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서 휴대하기 간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파스의 기본적인 기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어깨, 허리 통증, 근육통, 관절염 등 일반적인 약효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 제품은 일본의 약국이나 인터넷 샵 등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1000엔 전후이다.
<제노루 에구사무 FX>는 파스에 대한 이미지 자체를 바꿔버렸다고 할 수 있다. 코를 찌르는 강렬한 냄새에 찐득 찐득한 느낌, 거기에 몸에 붙이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을 한꺼번에 해소해버린 것이다. 향긋한 약초 냄새와 뛰어난 흡수력을 지닌 투명한 파스, 거기에 손에 딱 잡히는 작고 귀여운 형태. 이 정도면 ‘파스의 혁명’이라고 할만하지 않을까.